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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1. 이대범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온더룩 대표 이대범입니다. 저는 지방대 융합디스플레이 학과를 나왔어요. 학교도 열심히 안 다니고, 공부도 많이 안 하던 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마음을 잡고 ‘한 학기 동안 모든 과목을 A+을 받아보자!’ 결심하고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해봤던 것 같아요.
그때 들었던 수업 중에 C언어가 있었는데, 그걸로 고깃집 포스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밤을 새워가면서 어떻게 하면 더 쓰기 편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개발에 매일같이 매달렸어요. 연구실에도 들어가고,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잘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다 찾아다니면서 가르쳐달라고 했거든요. 당시에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멤버십이라는 걸 운영했는데, 거기에 합격해서 프로그래밍을 더 배웠고, 네이버에 가서 5년 정도 서비스 개발을 하다가 지금은 패선 스타트업 ‘온더룩'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계셨을 때는 어떤 서비스를 하셨나요?

인턴은 네이버 지도에서 했고요, 정직원이 되고 난 뒤에는 서버 개발자로 네이버 뮤직, 바이브, 라인 뮤직 같은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2014년부터 2018년 12월까지 5년 정도 일했어요.

퇴사하고 창업하는 게 쉽지 않은데...

네이버 창업자이신 이해진 의장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개발자들을 모아놓고서 “개발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는 개발자와 알고리즘이나 엔진 쪽을 다루는 테키(Techy)한 개발자가 있는데, 둘이 성향이 너무 다르니 본인이 어느 방향이 맞는지 잘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것들을 쌓아가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를 돌아봤을 때, 완벽하게 전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코딩이 아닌 ‘개발'이라는 거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회사에 다녔는데, 점점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구현해서 테스트도 해보고, 또 거기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데, 네이버는 너무나 커다란 시스템이고 저는 작은 부분을 맡아서 하다 보니까 그 니즈가 해소되질 않더라고요.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람이 되려면 스타트업이 저에게는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스스로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스타트업에 대한 열망을 품고 회사를 다니면서 3년 정도 스타트업을 도와서 코딩을 해줬어요. 7시에 퇴근해서 집에 오면 새벽 5시까지 스타트업 코딩을 했죠. 그 경험을 통해서 스타트업이 이렇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고 나니까, 직접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면 iOS개발자부터 서버 개발자까지, 개발자를 구하러 다니느라 바쁜데, 저는 그렇게까지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고수준의 무언가보다는 문제 해결에 집중된 스택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유튜브와 구글을 검색해보던 차에 우연히 노마드코더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인사이트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노마드코더고, 다른 하나는 지금의 EO, 태용 채널이었어요. EO에서 개발을 잘하시는 분들 보면서 내적 동기가 부여됐었고, 노마드코더를 통해서는 내가 이걸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거에 엄청 신이 났었거든요. 둘 덕분에 ‘아, 이거는 해봐도 되겠다!’고 결심이 섰던 것 같아요.

스타트업을 창업하신 과정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제가 도와주던 스타트업 ‘푸드팡'이라는 곳에 CTO로 합류했어요. 거기서 CTO로 일하면서 일하는 분야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네이버에 있을 때는 내가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내가 진짜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일해야 진심으로 일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거기는 농수산물을 주로 다루는 곳이었고 제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재미가 없었죠.
그때 패션 디자이너 친구가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무신사에 입점해서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그 친구 사무실에 놀러 갔는데, 옆에서 유심히 보니까 충분히 바뀔 만한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이건 우리가 하지 않아도 이건 5년 안에 누군가는 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하면 잘 될 것 같았어요. 그 친구도 사업을 하고 있었고 저도 CTO였지만, 우리 같이 1년만 해보자 하고 친구와 저 둘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이템은 미리 고민해보셨던 부분인가요?

이 아이템도 관찰하다가 발견한 거예요. 아까 말씀드린 친구네에 어느 날 가니까 주문이 엄청 많이 들어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 브랜드는 스몰 브랜드라 매일매일 옷이 팔리는 곳이 아니거든요. 제가 배송으로 바쁜 친구를 도와주면서 물어봤더니 인스타그램에서 옷 잘 입는 사람들한테 옷을 무료로 나눠줬다고 하는 거예요. 인플루언서들이 그 옷을 입고 콘텐츠를 올리니까 사람들이 그걸 보고 무신사에 들어가서 구매를 한 거죠. 업계 용어로 씨딩이라고 해요. 거기서 구매 동기 자체가 ‘사람’한테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분석을 해봤죠. 딥다이브를 계속해보니까 점점 사람들이 사람 중심으로 패션 쇼핑을 하게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음원도 원래 1차원적인 아날로그 신호일 뿐인데 음악에 대한 디지털 데이터가 계속 쌓이게 되면서 스포티파이 같은 서비스가 탄생했죠. 저는 그게 사용자들의 경험을 뒤집어엎었다고 보거든요. 패션에서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패션계의 스포티파이를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이 뭘 입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고요. 이 데이터를 수집해서 서비스를 만들면 패션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뒤집어질 거다! 라는 몽상을 가지고 하게 됐어요.

원래 창업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네이버 동영상이 국내에서 유튜브보다 더 잘 나가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수년 사이에 판도가 확 바뀌었잖아요? 도대체 왜 이렇게 바뀌는걸까, 그런 데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몽상을 좋아해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까 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큰 인사이트 두 곳을 말씀드렸잖아요? EO 채널에서 유니콘 하우스라는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우리도 한번 나가보자! 해서 전체 400팀 중에서 4등을 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이번에 또 시드 펀딩 받으셨죠?

네, 시리즈A요. 이전에도 두 번 투자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더 좋은 데서 받게 되었어요. 여러 투자자가 들어오는데, 그중에 네이버도 투자했어요. 되게 뜻깊더라고요. 이번에도 좋은 투자자들에게 많이 투자받게 되어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혼자서 개발을 다 하신 거예요?

제가 네이버에 다닐 때 스택 자체가 자바랑 스프링이었고, 인프라도 네이버 사내 시스템을 쓰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죠.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 노마드코더에 있는 웬만한 강의는 다 들었어요. HTML부터 시작해서 자바스크립트, 리액트, 타입스크립트 등등 전부 다 들어보면서 베이스가 될 만한 프로젝트를 찾고 있었는데, 우버 클론 강의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우버 클론을 바탕으로 지금의 온더룩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나중에 저희 회사에 합류하신 개발자분들한테 노마드코더 강의도 알려드리고 결제도 해드렸어요.

클론 코딩이 서비스 빌드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배움에 있어서 가장 빠른 방법은 실전이라고 보거든요. 특히나 서비스 개발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 자체가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걸 직접 구현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보통 저희가 받았던 교육 방법을 따라가게 되면 책을 한 권 사서 앞에 1, 2장 보다가 포기하게 되는 게 일상다반사잖아요? 그거에 반해서 클론 코딩은 개념 자체가 TDD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테스트 주도 개발에서도 결과물을 먼저 그려놓고 코딩을 들어가거든요. 클론 코딩은 내가 관심 있는 서비스를 내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목표 의식이 뚜렷하죠. 목표가 뚜렷하니까 달성할 수 있는 확률도 굉장히 높고요.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니콜라스가 화면에 써주는 걸 따라 치기만 하면 돼요. 이해가 안 되면 두 번, 세 번 반복하면서 조금만 더 고민해보면 되거든요. 그리고 또 본인이 클론 코딩으로 만든 것을 토대로 확장을 할 수 있죠. 계속 확장해 나가면서 또 배우게 되는 거고요.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어떠한 방식보다 이런 방식이 저는 배움에 있어서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클론 코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결국에는 도구 중 하나라고 보거든요. 여러 가지 도구로 못을 박을 수 있잖아요? 분명 못을 박을 때 좋은 도구가 있고 나쁜 도구가 있는데, 클론 코딩이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분에게는 정말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가르쳐주는 것만 보고서 ‘내가 이뤘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도구인 건 확실한데, 못을 본인이 얼마나 잘 내리치느냐도 중요하거든요. 그냥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이걸 따라 하면서 부족한 공백들이 분명히 생겨요. 그 공백들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통해서 왜 이렇게 되는 건지 더 알아보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이런 과정들로 채워야 하죠. 이 과정이 필수로 들어간다면 분명히 좋은 학습 방법이에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던 과정들은 생략된 채로 그냥 따라 하기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에겐 망치가 있으니 못을 잘 박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이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단 저희의 비전에 공감하시는 분들을 많이 모으고 싶고요, 20대뿐만 아니라 10대, 키즈, 30대, 40대, 50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는지 알고 싶다면 온더룩을 방문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에요. 그리고 또 ‘개발'중심의 패션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비스를 잘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거죠. 그런 회사를 만들려면 내가 고민해서 낸 아이디어를 구현해 볼 수 있어야 하고, 구현해볼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구현하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해요. 또 본인이 거기에서 더 학습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하는데, 저는 그런 환경이 구성이 된 개발 중심의 회사를 만들려고 해요. 쉽게 말해서 유니콘 회사를 만들어서 회사 가치를 1조 이상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제가 너무 바빠서 개발은 못 하고 있는데, 이제는 풀스택 개발자들을 많이 모시고 있고 그분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서 참여하고 있어요.

원하는 인재상이 있으신가요?

제가 노마드코더를 수강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노마드코더 수강을 했다면 할 만한 건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면접을 보면 주니어 같은 경우에는 이미 되게 많이 보시더라고요. 노마드코더를 경험하고 오신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러면 저도 온더룩의 시초가 거기라고 설명해 드리곤 한답니다.
스택은 별로 중요치 않고요, 스택보다는 마인드 셋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서비스가 좋고,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고, 테키한 개발자보다는 서비스향 개발자! 서비스향 개발자 중에서도 단순히 만들어 내는 것 이상으로 내가 이 기능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만들고 나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 추적하는 데 관심이 많은, 그런 사람들이 저희는 필요합니다. 그 정도의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개발 경험이 전혀 없으신 분도 채용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노마드코더에 전하고 싶은 말

우선 가장 먼저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노마드코더 덕분에 제가 이렇게 날개를 얻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굳이 이렇게 연락드리고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면 더 좋은 사례들이 더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저에게 큰 기여를 해 주셨고, 노마드코더를 보시는 많은 분들이 과거의 저만큼이나 꿈을 많이 꾸실 것 같아요. 이걸로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봐야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의심도 많으실 것 같아요.
‘이거 본다고 내가 뭘 만들 수 있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해보니까 되더라고요! 여러분들 다 하실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의 힘을 빌리고 거기에 본인의 노력을 더해서 제2의 온더룩, 제3의 온더룩이 노마드코더를 통해서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진정한 서비스 개발자의 자세란 이런 것이 아닐까...?
우버 클론코딩 듣고 만든 서비스... 이젠 월 24만명이 방문하는 스타트업?!
네이버 직원에서, 네이버가 투자하는 스타트업 대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