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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6. 김유정 님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10년차 고양이 집사이구요, 3년차 캣맘입니다. 고양이와 관련된 분야는 그렇구요 ㅎㅎ 서울대학교 농경제 사회학부를 졸업하고 나서 바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가 시원하게 망하고 AWS코리아에서 인턴을 열 달 정도 했어요. 그런데 데브옵스 마케팅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죠. AWS에서 일할 때 대행사랑 일해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게 재미있는 것 같아서 그 때부터 대행사 취업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 때가 이미 29살이었어요. 다행이 제일기획이 나이를 보지 않고 바로 시험을 쳐서 들어갈 수가 있었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해서 2015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AE로 근무를 했어요.

개발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건 창업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당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보니까 이번에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 아니까ㅎㅎ 적어도 그 때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어요.
대학 이후 창업을 했을 때 운이 좋게 VC랑 IR을 했었어요. 투자유치 이야기를 하고, 회사에서 투자를 해주기로 하셨는데, 마지막에 결정권자께서 ‘대표가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없거나 이쪽 기술이 없으면 나는 투자를 해줄 수 없다’는 피드백이 있었어요.
인문계는 안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때 받았던 피드백이 자양분이 되어서 ‘프로그래밍 공부를 해야겠구나!’ 결심하게 되었죠. AWS를 들어갔던 것도 어쨌든간에 기술자들이 가까이에 있어야 뭐라도 배우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찾아 들어갔던 거였어요. 중간에 그만 두고 제일기획에 들어갔을 때에도 신입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코딩 주변을 기웃기웃 거렸죠.
혼자서 책 사서 보고, 파이썬 강의 듣고 했을 때는 솔직히 발전이 없었어요. 거의 2년 정도는 지지부진 하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아이러브 김치!’를 보게 된거죠. 그렇게 노마드코더를 알게 되었어요. 이건 정말 오바가 아니라 저는 정말 클론 코딩을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20년도 정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죠.

쭉~ 혼자 독학을 하셨는데 나만의 공부 방법, 이런게 있을까요?

강의나 챌린지를 활용하는 부분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그렇게 하고 계시니까 간단히 넘어갈게요. 저만의 방법은 되게 고전적인데, 목표를 일단 세우고 그걸 노트에 적어놨었어요. 예를 들면, 핸드폰에 퇴사 D-day를 설정을 해놓고 이 날 어디까지 빌드를 한다! 하고 목표를 세워두었어요. 퇴사 하기 전에 일단 기획은 다 해 둔 항태였고, 어느정도 빌드를 해놔야 퇴사 후에 일정 기간 이후 바로 배포까지 갈 수 있을지 계산한거죠.
그냥 몇월 며칠까지 챌린지 몇 개를 끝내고, 어떤 강의를 수강을 한다는 목표는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것 같아요. 오히려 ‘20XX년 12월까지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서 배포한다’ 라는 이런 목표를 종이에 딱 써놓고 수시로 봤어요. 계속 스스로에게 주입을 시키는거죠. 그 다음에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세워요. 제가 했던 방법은 그거였어요. 목표가 너무 러프하면 안돼요. ‘개발자 되기’ 이런 목표는 끝도 없거든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한 세부적인 것들을 정리하는거죠. 그래야 챌린지 같은 것들을 입체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부터 모든 작업을 전부 혼자 하시는거에요?

네 ㅎㅎ 디자인 같은 것들은 제일기획에서 아트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옆에서 슬쩍슬쩍 보다보니까, 그래도 보는 눈이 조금 생겨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발의 경우에는 니꼬선생님의 강의도 굉장히 많이 참고를 했고, 강의에 없는 내용들은 아시다시피 구글, 스택오버플로우 항상 켜놓고 작업했어요.
저는 서비스 빌드 된 기술 자체를 들여다보면은 중급 이상의 기슬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초급에서 중급 정도의 기술인데, 이게 그다지 기술 수준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유저들한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러 혼자서 소기업으로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건 과거에 제 경험 때문인데, 예전에 창업을 했을 때 세 명이서 창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세 명 각자의 도메인이 너무 비슷했어요. 시너지가 생기기 어려웠죠. 개개인의 능력은 훌륭하지만 너무나 많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 때 나와 전혀 다른 도메인의 사람과 창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직장을 다니면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려고 노력을 했지만 회사를 다니다 보면 그러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만 길어지고, 낯선 분야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고 나랑 핏이 맞는지를 알 수가 없었어요. 창업의 공동대표는 결혼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가 큰 것 같더라고요. 일단은 풀스택으로 혼자 해보다가 커지면 그 때 가서 사람들과 일을 해보고 핏을 맞춰가고 싶어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창업은 항상 제일기획 들어가서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생각의 깊이가 시입사원 때는 굉장히 얕았구요, 언젠가 하겠지~정도였어요. 대리급이 되면서 회사에서 직원들을 모아가지고 교육을 해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게 저한테 좋은 인풋을 불어넣어 줬는데, 카이스트에서 수업을 듣고 미국의 UC버클리에 가서 하루이틀 이벤트성으로 수업듣고 견학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거기서 들은 수업들이 대부분 창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고, 한 교수님의 수업에서 쿠팡이나 우버같은 성공한 사례들,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같은 것들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때 이제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스타트업에 대한 불씨가 확 타오르게 된거죠.
‘그래! 창업을 해야지 해야지~가 아니고 실행에 옮겨야겠다!’
그렇게 불이 붙은 상태였는데, 그 타이밍에 노마드코더 클론코딩까지 발견해서 더 활활 달려왔던 것 같아요.
퇴사를 고민을 하면서 스타트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대기업의 안락한 삶을 포기한다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거든요. 저는 그걸 조금 다르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내 인생의 목표가 회사 안에 있으면 회사에 다니는게 맞다고 생각을 하지만, 내가 꿈꾸는 목표가 회사 안에 ‘확실히 없는데’ 회사에 계속 있는건 100% 실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 회사에 있으면서 꿈을 미루는 건 더 완벽한 실패를 향해 달려가는 것 같다. 내가 회사를 나가면 이 사업이 성공할지 1%든 0.1%든 가능성은 있는거잖아요? 그 가능성을 믿고 사업을 하게 된거죠.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앞에 했던 이야기랑 조금 연결이 되는게,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고 계속 리마인드를 하지 않으면 터널 속을 걷는거랑 똑같거든요. 목표가 있게 되면 덜 지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럼프가 올 때가 있죠. 당연히 사람이니까~
저는 그런 힘든 시기가 올 때마다 스스로 어떤 종류의 슬럼프인지 고민을 해봤던 것 같아요. 슬럼프가 왔다는 건 뭔가 하기 싫다는건데 하기 싫은 이유가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의 난이도가 너무 높았거나, 혹은 낮았거나, 혹은 적절했는데 그냥 지쳐서, 이렇게 세 가지였어요. 세 가지 경우 모두 일단 컴퓨터를 껐어요. 하루정도 노코딩을 해버리고, 리부팅을 했어요. 우선 난이도가 적절했던 경우에는 마음을 채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반신욕이나 명상같은걸로 마음을 채우려고 한거죠. 마음이 지쳤기 때문에 하기 싫어진거니까. 난이도가 너무 어려웠는데 스스로를 푸시했던 경우에는 비문학 서적을 읽었어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 있잖아요? 농부가 거위의 배를 갈라서 죽어버렸다는... 내가 좋은 알을 낳기 위해서는 좋은 인풋이 필요한데 스스로 배를 가르려고 했던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설같은 것보단 과학, 경제, 사회 분야의 책을 가볍게 읽으면서 새로운 인풋을 넣어줬죠. 그렇게 새로운 인풋이 있으면 ‘이 방법 말고 이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고 아예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난이도가 너무 낮아서 지겨워서 하기 싫어진 경우에는 리부팅만 하고 나면 쉽게 해결이 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본인의 슬럼프를 구분을 해서 대응하는 방법을 취했던 것 같습니다.

유정님 말씀을 듣다 보니 앞으로의 계획이 더 궁금해지네요!

일단은 지금 만들어놓은 플랫폼에 관련된 서비스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을 계속 배워 나갈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채팅 기능이 저는 실시간으로 구현되기를 원하는데 100% 완벽하게 되어있지 않아서 webRTC를 배워야하는 시기가 왔고, 그걸 위한 강의를 들어야 하죠.
제가 만든 입양 플랫폼은 사실 쇼핑하는 곳처럼 매일매일 들어오는 곳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초기에는 무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 웹으로 접근을 했던거고, 이게 서비스가 활성화가 되고 컨텐츠가 붙기 시작하면 그 때는 앱으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가장 먼저, 커뮤니티에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잘오셨습니다!!! 찾아오신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노마드코더의 단점이 남에게 알려주기 싫은 서비스라는 거거든요. 누구든지 쉽게 배울 수 있게 만들어 놓으셔가지고 남들한테 알려주기 싫었어요. 내가 조금만 마음먹으면 스스로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게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고 좋은 컨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 노마드 커뮤니티에 오신 분들도 저처럼 나만의 기업과 나만의 스타트업을 분명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상경계 출신인데도 이렇게 했으니까요.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하신 분들은 정말 노마드코더의 조그마한 인풋만 있어도 훨씬 쉽게 하실 수 있을거에요.
이렇게 좋은 서비스 만들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