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rch
🚖

인터뷰 26. 한석진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닷넷 개발자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작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활동 중인 한석진이라고 합니다.

일본에는 어떻게 가게 되셨나요?

제가 처음부터 일본에 가려고 준비했던 건 아니고요, 제가 4학년 때 학교에서 일본 취업 프로그램 광고를 하는 걸 우연히 봤어요. 일본 취업도 괜찮을 것 같아서 지원했고 4학년 1년 동안 준비하다가 일본으로 면접을 보러 건너갔는데, 일본 회사 한 군데에 내정이 되어서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된 회사는 제가 닷넷을 하겠다 해서 들어가게 된 건 아닌데, 들어가서 보니까 닷넷을 사용해서 자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판매하는 회사여서 커리어를 닷넷 개발자로 시작하게 된 거죠. 학교에서 개발 공부를 할 때 딱히 어느 쪽으로 가야겠다는 계획은 크게 없었어요.

일본 취업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일본 취업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도 해외 취업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마침 학교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어서 ‘일본 취업 한번 해볼까?’ 해서 한 건데, 그게 3년 5개월 정도 이어졌던 거죠.

일본에서의 경험을 조금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일본에서 거주했던 곳은 도쿄 바로 옆에 있는 위성도시 사이타마현이었는데, 처음 일본에 갔을 때는 모든 게 새로우니까, 1년 정도는 회사 생활도 재밌고 거기서 생활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다녔던 회사가 20년 가까이 된 오래된 회사였거든요. 이미 모든 것이 완성이 되어 있고 안정화가 끝난 프로덕트를 팔고 있는 회사였기 때문에 금방 정체기를 느꼈던 것 같아요. 일본 문화나 그런 것들은 저랑 잘 맞았던 편이어서 편하게 다니긴 했었는데,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쿄에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한번 했어요. 그 회사는 재택근무라서 거의 출근을 한 적이 없는데도 저랑 너무 안 맞아서 한 2달 정도 다니다가 관두고 한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어떤 부분에서 커리어의 한계를 느끼셨나요?

제 주 업무가 유지보수나 제품의 신기능을 개발하는 거였는데, 신기능 개발보다는 유지보수가 대부분이었어요. 유지보수를 해도 크게 뭔가 바뀐다던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규모가 커진다던가 그런 것 없이 그냥 잔잔하고 단조로웠어요. 사용하는 기술이 변하는 것도 없고, 고정되어 있으니까 제 실력은 발전이 없이 그냥 제자리걸음이겠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보다는 기술력이 높은 개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뛰쳐나온 것 같아요.

웹 개발로 가게 되신 이유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찾아보다가 제가 아무래도 컴공과다 보니까 개발자 친구들이 많아서, 친구들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많은 친구들이 웹 개발을 하고 있었고 웹 개발이 개발 분야 중에서 가장 파이가 크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도 있었고요, 다양한 기술 분야가 있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게 되었어요.

이직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준비는 약 5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공부 방법은 다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노마드 코더 강의 보고, 강의에서 본 내용을 가지고 아주 사소한 거라도 직접 만들어 봤어요. 뭐든 본인이 직접 만들어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강의를 보면서 그냥 따라 하기만 하면 그건 그냥 아는 것일 뿐, 본인의 것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학습 자료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거라도 직접 만들어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독학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운데 대단합니다.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강의만 보고 따라 해서 만들면 결과물은 쉽게 나오겠지만, 예제 코드를 가져다가 쓰는 건 제 것이 아니라 남의 코드를 가져다가 쓰는 거잖아요. 그래서 별거 아니더라도 내 것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사이드 프로젝트 주제들은 고민하다 보니까 문득 떠오른 것들로 만들었어요. 뭘 만들까 고민해보니까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주제를 고르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6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는데, 제대로 만든 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던 3개의 프로젝트입니다.

5개월간의 이직 준비는 어떤 식으로 하셨는지

처음 석 달 정도는 강의를 보면서 강의 내용들을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한 번 완강했다고 끝이 아니라 여러 번 돌려보기도 하고, 강의를 보지 않고 백지에서부터 혼자 똑같이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연습했어요. 남은 두 달 동안은 이력서에 올리기 위한 포트폴리오 만들었어요. 아까 위에서 말씀드렸던 프로젝트들을 전부 이 기간에 만들었습니다.
저는 운도 조금 따라 준 것 같아요. 실제로 프로젝트들을 다 만들고 나서 15군데 정도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절반 정도 서류탈락을 했고, 최종 면접은 두 군데를 갔습니다. 둘 중에 한 군데에 합격해서 다니게 되었는데, 이 기간이 딱 2주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2주 동안 15군데에 넣어서 일곱 군데 서류 통과, 두 군데 최종 면접이면 굉장히 빨랐다고 생각해요. 해도 안 되면 어떡할지 걱정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아예 처음 취업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분야는 달라도 개발자로서의 경력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유리하게 작용한 부분도 있었을 거예요. 그래도 과연 내가 독학한 거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어요. 결과가 예상보다 좋아서 다행입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다시 시작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보통 이렇게 커리어를 바꾼다고 하면 그간 쌓아왔던 것들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저는 아깝다거나 어렵다거나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냥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다 내려놓고 오게 돼서 ‘아, 지금까지 일본에서 했던 것들이 아깝다, 내가 이쪽으로 바꿔도 괜찮을까'하는 불안감은 없었어요.
일본에서 이직 준비를 시작했는데, 웹 개발은 처음이다 보니까 검색을 여기저기 해보다가 노마드 코더를 알게 되었어요. 코코아톡 강의를 들어보고 나서 그대로 쭉 웹 개발을 준비하게 됐어요. 제가 일본에 가서 일하긴 했지만, 일본에 쭉 살 생각으로 간 건 아니었고, 애초에 5년 정도만 있다가 다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갔거든요.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2020년, 2021년이 코로나가 엄청 심했던 시기였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일찍 돌아오게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일본에 있었을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일하면서는 자바스크립트, 타입스크립트, 리액트, 이렇게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풀스택 개발자가 목표입니다. 프론트엔드 경력을 꾸준히 쌓다가 나중에 백엔드도 해보고 궁극적으로는 풀스택 개발자로 일하고 싶어요.

석진님의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나요?

요즘은 회사 일이 바빠서 많이 못 하고 있긴 한데, 짬이 날 때마다 공부는 계속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특별하게 공부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공부할 때는 환경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하는 사람들이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많이 가잖아요? 한국에 돌아와서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까 사람이 늘어진다고 해야 하나? 집이라는 공간에 있으니까 집중도 잘 안되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노트북을 하나 사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 근처 도서관에서 보냈어요. 도서관이나 카페 등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다르게 두고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개발자 커뮤니티나 개발자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잖아요. 거기 보면 ‘제가 몇 살이고, 비전공자인데 지금부터 개발자 준비 괜찮을까요?’, ‘제가 개발자가 하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이 가장 많이 올라와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있다가 개발자로 전직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은데, 정말 잘 안될 수도 있지만 하고 싶다면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민하다가 안 하면 늘 후회가 남으니까요. 주변에서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본인이 해보고 싶다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