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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08. SH Kim 님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한 한의사 쌤의 이야기

직업 : 한의사 나이: 30대 후반 경력 : 한의사 12년 특이사항 : 올해 안드로이드 앱 출시
너무나 수상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
취미로 개발을 공부한지 6년이 되어가는 한의사 선생님의 이야기 입니다. 비전공자가 코딩을 취미로 갖게 된 이유, 그리고 어떻게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환하게 인사하는 니꼬와 린님, 그리고 주인공!
와우! (+ㅁ+) 일단 어떻게 한의사 선생님이 개발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
어렸을 때 프로그래밍이 하고 싶었거든요. 전공이 한의학이다 보니 그냥 잊고 살았었는데 코딩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렇게 30대 초반에 독학으로 시작했어요.
제가 일을 하고 있는 분야에서 경혈, 약재, 논문, 이런 것들을 수집해서 정리해보고 싶었고, 수작업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들간의 연결성을 찾아주는게 있지 않을까~ 상상해봤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노마드 학생 중에는 한의사가 많다?!
그래도 쉽지 않으셨을텐데... 분야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다른 사람들한테 뭔가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윈도우처럼 사람들에게 딱!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던거죠. 그런데 만드는 속도가 엄청나게 느렸죠. 쉬었다가 공부했다를 반복하고, 삽질도 많이 했어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예요. 에휴....
ㅎㅎㅎ 어떤 삽질(?)들을 해보셨나요?
처음 공부를 C로 시작했어요. 파이썬같은 더 쉬운 언어도 있었을텐데 그 때는 그런 걸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이나 강의가 없었어요. 초록창에 검색했더니 '프로그래밍은 C로 시작해라', '자료구조 및 알고리즘도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C를 배워야 하는구나!" 하고 고통으로 시작했어요. 노마드 코더가 그 때 있었으면 고통받으며 시작하진 않았을텐데...
그래서 책을 사서 공부를 했는데, 종이에 손으로 코딩하고(!!!), 실습은 알고리즘 사이트를 찾아가서 자동완성 기능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땀한땀(?) 타이핑을 했어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에서 지푸라기가 뭔지도 모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죠!
그렇게 고생하셨는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셨다니 정말 대단해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계속 공부를 해도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다루는지도 모르겠고, 그래픽으로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되질 않더라고요. 그러던 와중! '파이썬 + 장고를 이용해서 웹 서비스를 만들면 쉽고 빠르게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더라~'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정작 만들고나니 CSS와 JS 없이는 페이지가 너무 정적이고 단순한거에요. 그렇게 프론트엔드 강의를 검색하다가 '노마드 코더' 를 알게 되었어요. 그게 2019년 이었습니다.
아하~ 그렇게 노마드 코더 강의를 듣게 되셨군요!!
처음에는 그냥 카카오톡 클론 강의로 CSS만 배우면 되겠지 했는데, 리액트 강의를 들어보니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매력적인 거에요. 싱글페이지 어플리케이션으로 뷰를 구성하는 방식이 너무 좋아서 파고들다 보니까 개발이 점점 재밌어지더라고요. 그렇게 공부에 가속이 붙어서 올해 초부턴 플러터를 2달 정도 배워서 안드로이드 앱 출시도 한번 해보고, 계속해서 재밌게 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흐음... 취미라고 해도 사실 어려운 분야인데... 어떻게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으셨나요?
저는 그래도 취미로 하는 거라서 마감기한 같은 것이 없으니 부담은 적은 편 이에요. 그러나 개발쪽으로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나 전업을 하시려는 분들은 심리적 압박이 심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 어렸을 때부터 레고나 과학상자 같은거,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만드는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어요. 코딩도 결국 뭔가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재밌었고, 그게 제 적성에 맞아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은 취미로 코딩 말고 드럼도...?!
그래도 (무려 6년 동안!) 독학 하시면서, 슬럼프는 없으셨나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슬럼프라는게 뭔가가 결핍되서 오는거잖아요? 아이디어가 고갈되거나, 체력이 모자라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돈이 없거나 해서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로또 1등이 되어도 목표가 없어지면 슬럼프가 올 수 있지요. 슬럼프에 빠지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일단은 원인을 제거 할 수 있으면 좋겠죠. 즉. 슬럼프에 오기 전에! 미리미리 내가 지금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미리 알아서 찾아서 채우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혼자 공부하며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게.... 건강이 참 불공평해요.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시간에 삶을 마감하잖아요. 이 세상에 유일하게 공평한 것이 시간이라는 말도 틀린 것 같아요. 결국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의 총량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저는 제가 노력을 했고 과정이 적절했다면 그냥 결과를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다 틀렸고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내 의지와 관계없이 상황이 좋아지기도 하니까요.
최근에 제가 방탄소년단에 입덕을 했는데, BTS가 본인들의 삶과 팬들을 대하는 태도가 되게 마음에 들었어요.
방탄소년단 노래 중에 'Life Goes On' 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을 암시를 하는 내용인데 세상의 모든 게 갑자기 멈추고 모든게 아프게 다가오고, 출구가 없어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그런 어둠이지만, 우리 사이의 관계가 변화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너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마주잡아 달라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노래 가사를 보면서 슬럼프에 빠져 힘드신 분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본인이 만들고 싶은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아무래도 DB쪽이랑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앱을 만든다고 하면 데이터들을 모으고 추출해서 다시 2차 데이터를 가공해서 보여주는 그런 걸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의사와 관련된 것도 좋지만 상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수익이 날 수 있는게 있다면 도전 해보고 싶습니다.
Lynn님의 칭찬세례에 수줍은 SH Kim 님의 모습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인터뷰가 아니라 마치 인문학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코딩생활 이어나가시길 응원할게요~
SH Kim님
안드로이드 앱 "표준 한약처방"